일단 그 이유를 들먹이기 전에 저는 주로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현재 삼성 폰카는 제대로 RAW 지원을 안해줍니다.기존 삼성 스마트폰(갤럭시 S7-S10 및 노트 시리즈)도 RAW는 광각(보통 26mm)만 지원해 주고 초광각과 표준(삼성에서는 망원이라고 하더군요)은 RAW가 안됩니다.


현재 삼성 폰카의 JPG는 사진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 보면 괜찮을 딱 그 수준으로 처리합니다.무슨 말이냐하면 노이즈는 싹 밀어버리고 에지 샤픈을 좀 과하게 보이게 처리합니다. 특히 고감도 JPG 이미지는 그야말로 떡이 됩니다.워낙 작은 센서다 보니 노이즈는 물리적으로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처리하면 일반 유저가 볼 때는 저감도 JPG는 무난해 보이는 수준입니다. 저는 폰카도 가능하면 최저 감도로 사용합니다. 고감도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 되도록이면 피합니다. 한마디로 폰카의 JPG 이미지는 너무 바싹 구워서 바스라지기 직전의 상태입니다.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보면 상당히 아쉬운 수준입니다.저는 노이즈가 심하지 않다면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 있는 JPG 이미지를 선호합니다.빛 조건이 양호할 때 현재 폰카의 JPG 이미지는 그냥 봐줄만한 정도이지 만족스런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이번 S20 울트라 메인 카메라는 JPG에서 1억 800만 화소가 나옵니다.그런데 RAW는 nonacell 방식(가로 3 픽셀 x 세로 3 픽셀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로 처리해서 1200만 화소로 기록됩니다.작은 센서를 사용하던 기존 삼성 폰카보다는 확실히 RAW 성능이 좋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그런데 RAW를 1억 8백만 화소 그대로 내보내지 않는 이유는 용량 문제도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노이즈가 감당이 안되어서 그럴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봅니다.JPG야 일반 유저들 보기에 무난한 정도로 노이즈를 밀어버리면 되지만 RAW는 노이즈가 그대로 살아 있으니 보여주기 참 민망할겁니다. 사실 일반 유저야 그런 RAW를 쓰라고 해도 귀찮고 또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그러나 화질을 중시하는 유저는 조금이라도 손 덜 탄 상태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RAW가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폰카가 유용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항상 손에 있으니 이만큼 편리한 카메라가 없습니다.제가 갤 S7 쓰다가 갤 S10 넘어오고 실망한 이유가 있습니다.갤 S7에는 그냥 광각 26mm만 있었는데 S10은 초광각과 망원(실제로는 52mm 표준)이 달려 나온다는 말에 혹해서 넘어갔거든요.그런데 막상 만져보니 메인인 광각은 렌즈 퀄이 두 세대 전인 S7보다 떨어져 실망했고 초광각과 망원은 RAW도 안되는 반쪽짜리더군요.게다가 초광각은 화질도 스틸로는 쓰기 곤란할 정도로 주변부가 엉망이었고요.다만 영상용으로는 쓸만했습니다(4K라야 실제 화소수는 얼마되지도 않으니).즉 스틸을 주로 쓰는 제게는 빛좋은 개살구더군요. 메인 광각 렌즈는 최단 촬영 거리도 S7보다 길어져서 더 실망스러웠고요.재미로 접사도 제법 찍었는데 잘 안 짝게 되더군요.


이번 울트라도 RAW는 여전히 메인만 지원하고 초광각과 망원은 안됩니다.즉 제게는 그냥 개살구인거죠.그거 넣는게 어려운 것도 아닐텐데 왜 그리 아끼는지 이해가 안갑니다.폰카가 일반 유저만 쓰는 것도 아니고 폰카 기능 잔뜩 넣고 강조하면서 정작 알맹이는 쏙 빼버렸다고나 할까요.저는 광각보다는 망원 활용이 많은데 RAW가 안되면 이도저도 아니거든요.폰카니까 JPG로나 쓰라는건 아니라고 봅니다-가격이 어지간한 카메라보다 높잖아요.카메라 기능을 집중 홍보하면서 가격은 잔뜩 올려 놓고 정작 알맹이는 보이지 않네요. RAW만 전부 지원되고 렌즈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폰카는 전문가들에게도 훨씬 많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사실 저도 카메라 매번 들고 다니긴 귀찮습니다. 렌즈 퀄리티와 RAW 이 두 가지만 충족되면 카메라 들고 나갈 일이 훨씬 줄어들겁니다. 참고로 현재 S20 울트라 홍보물이나 유튜브를 보면 100배 줌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4배 망원(103mm 상당)렌즈의 이미지를 디지탈 뻥튀기한 줌이라 사실상 의미가 없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왜 RAW는 단독으로 저장되는 옵션없이 꼭 JPG랑 같이 기록되게 만들어 놓았나요? 그게 전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유저를 전부 아마추어 취급해서 그런건가요? RAW 단독으로 저장되면 저는 주로  RAW를 쓰고 JPG는 화질이 중요하지 않은 용도에만 쓸겁니다.덧붙여 JPG도 디테일과 노이즈를 전혀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저장되는 옵션이 있었으면 합니다.현재의 지나친 가공 방식은 상업적으로는 일반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이 원하는 방식은 결코 아닙니다.노이즈는 더 좋은 처리 방법이 있으니 노이즈를 밀어 버리는 현재의 JPG 처리 방식보다는 디테일을 유지하는 방식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현재의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전문가들을 만족시키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으며 그 원인은 물리적으로 작은 센서의 한계가 그 근본 원인이고 제조사의 처리 방식도 문제라는 것입니다.그렇다고 전문가가 쓸 수 없다는 말은 아니며 다만 충분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갤럭시 S20 울트라의 진정한 성능은 매장에 직접 가서 만져 보고 이야기를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ne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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