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대는 사진에 있어서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겁고 번거로워서 들고 다니기 귀찮은 도구죠. 밝은 곳에서 셔터 속도가 충분히 확보되면 삼각대가 필요없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타임랩스를 찍는다든지 하면 없으면 안되는 도구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어두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담기 위해서 필요하죠. 제대로 된 야경을 담기 위해서는 필수품이고요.
삼각대 역시 물리 법칙에 아주 충실한 도구입니다. 크고 무거울수록 안정적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재질에 따라 진동 흡수력이 다릅니다. 삼각대 재질은 주로 알루미늄, 카본 또는 나무입니다. 진동 흡수력은 나무가 가장 뛰어나고 다음으로 카본이 좋습니다. 알루미늄은 그 중 가장 떨어집니다. 나무의 경우 원하는 모양으로 제작하기 어렵고 무게를 줄이기 어려워서 현재는 제작하는 곳이 드뭅니다. 주로 스튜디오용으로 적합하고요. 카본은 가볍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있습니다. 다만 알루미늄에 비해 고가인 점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알루미늄 삼각대는 카본 삼각대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전에는 삼각대의 주류였습니다. 동일 스펙이면 카본 삼각대가 알루미늄보다 더 안정적입니다.
진동을 일으키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DSLR의 미러 쇼크: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러 달린 카메라의 숙명입니다. 미러업 기능을 사용하면 방지됩니다.
●셔터 쇼크: 기계식 셔터에선 예외없이 나타납니다. 전자 선막 또는 전자 셔터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람
●손 닿음: 삼각대에 손이 닿는 순간 진동이 발생합니다. 특히 장망원 촬영시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릴리즈 사용하면 방지 가능합니다.
●스트랩: 목에 거는 스트랩은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날리면서 삼각대 다리에 부딪혀 진동을 발생시킵니다. 손으로 붙들고 있거나 떼면 됩니다.
●유선 릴리즈:릴리즈가 카메라를 당기면 역시 진동이 발생합니다. 선이 팽팽하게 당겨지지 않고 느슨하게 처지도록해야 합니다.
●손떨림 방지 기능: 일부 삼각대 인식하는 진보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아서 삼각대 위에 카메라 설치해 놓으면 스스로 떨면서 오히려 진동을 발생시킵니다. 삼각대 사용시는 손떨림 방지 기능은 무조건 꺼 놓는게 최선입니다.
●주변 환경: 도로변이나 다리 위에서는 지나가는 차의 진동이 전달됩니다. 이건 아무리 튼튼한 삼각대도 소용이 없으니 차가 지나갈 때 까지 기다려야 하고 차가 끊임없이 지나가는 경우에는 삼각대 상에서의 저속 촬영을 포기해야 합니다. 나무 데크에 삼각대를 설치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 다디면 그 진동이 쉽게 전달됩니다. 사람 지나가고 촬영해야 합니다. 해변에 약한 다리가 있을 경우 파도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수한 경우이긴 하지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롯데월드타워 개장 기념 불꽃놀이 촬영하느라 근처 모 빌딩 옥상 난간에 삼각대를 차렸습니다. 그런데 난간이 좀 두꺼운 양철판으로 된 난간이었습니다. 진동만 없으면 문제없는 난간이었죠. 그런데 불꽃놀이 시작할 때 근처 행사장에서 스피커를 크게 틀어 놓았습니다. 삼각대를 잡고 있는데 스피커의 저주파 진동이 그대로 느껴지더군요. 그 때 떠오른 생각이 아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더군요. 보나마나 사진에 그 진동이 그대로 반영될 것을 안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찍었는데 나중에 모니터에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떨림이 그대로 나타나더군요. 초반 몇 컷 제외하곤 다 쓸 수 없는 이미지였습니다. 아래는 당시 스피커의 요란한 사운드가 보여주는 파형입니다. 클릭해서 1600px 크기로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불꽃만 저렇게 표현되었으면 그 나름 재미있는 이미지가 되었겠지만 저렇게 노출되는 시간 동안 다른 부분도 다 떨려서 못쓰는 이미지가 된거죠. 뭐 리사이즈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수준이지만 저는 리사이즈 이미지로 판단하지 않고 원본 크기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아래는 당시 촬영한 다른 이미지의 크롭부입니다. 아주 리얼한 사운드 파형을 볼 수 있습니다.
삼각대가 필드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주로 바람입니다. 가벼운 삼각대는 바람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삼각대 자체만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크기나 렌즈 크기도 바람의 영향에 직접 노출됩니다. 카메라 면적이 넓으면 바람이 더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렌즈도 크고 길면 그만큼 더 영향을 받습니다. 바람이 심한 곳에서 렌즈 후드는 빼는 것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덜 받습니다. 특히 장망원의 경우는 미세한 진동도 확대되어서 나타나기 때문에 바람에 아주 민감합니다. 바람이 심할 때 셔속 확보가 안되면 찍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찍는 경우에는 만반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가능한 한 무거운 삼각대를 사용하고 삼각대 높이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센터 칼럼 아래 웨이트 홀더에 줄을 걸어서 땅바닥에 있는 무거운 물체에 걸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웨이트 홀더에 가방을 걸어 놓으면 가방 자체가 바람에 흔들려 센 바람에는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긴 끈이 있다면 센터 칼럼을 묶어서 주변의 큰 나무나 돌덩이 등에 단단히 연결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센터 칼럼 이야기가 나와서 요즘은 안정성 때문에 안정성 위주의 삼각대에서는 센터 칼럼을 없애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리적으로 센터 칼럼은 아무래도 취약 구조이기 때문에 없는 것이 안정적임은 사실입니다. 삼각대를 설치해 놓고 높낮이를 바꿀 일이 없는 경우에는 센터 칼럼이 없는 것이 나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용도에 따라 삼각대 높낮이를 자주 변경해야 하는 경우라면 센터 칼럼이 없으면 아주 불편합니다. 센터 칼럼이 없으면 다리 세 개를 전부 돌려서 높이를 맞추어야 하는데 아주 성가실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용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삼각대 다리 단수도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다리 단수는 적을수록 안정적입니다. 요즘은 길이를 줄여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서 센터 칼럼도 2단으로 해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삼각대는 진동이나 바람에 아주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휴대성이냐 안정성이냐는 자신의 용도에 따라 결정할 수 밖에 없겠죠.
요즘은 전자 선막 셔터나 전자 셔터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경향입니다. 특히 전자 셔터의 경우 사실상 진동이 없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만 없다면 가벼운 삼각대로도 완벽하게 흔들림없는 촬영이 가능합니다. 저도 바람없는 날엔 굳이 무거운 삼각대를 들고 나가지 않습니다. 참고로 장노출시에는 전자 셔터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장노출시 진동이 미치는 시간은 셔터가 눌리는 바로 그 순간에 해당되며 그 시간은 전체적인 노출 시간에 비해 아주 짧아서 사실상 영향이 없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기계식 셔터는 셔터 쇼크로 인한 취약 구간이 있는데 대체로 1/10초~1/125초이지만 카메라에 따라서 약간씩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계식 셔터의 취약 구간에서는 전자 셔터나 전자 선막 셔터를 삼각대와 함께 사용하면 완벽하게 떨림없는 촬영이 가능합니다.
※아래는 제가 가지고 있는 미러리스인 E-M1 Mk2에 니콘 수동 렌즈인 600mm F5.6을 물려서 테스트해 본 자료입니다. 삼각대는 시루이 R-3213X 를 기본으로 받쳐줬고 그 외에 렌즈 앞 부분에도 다른 삼각대를 추가로 받친 다음 릴리즈를 사용함으로써 외부적 진동 요인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테스트한 자료입니다.
↑크롭한 부분은 좀 더 명확한 비교를 위해 200% 확대한 것입니다. 결과를 보면 1초에선 전자 셔터 사용시와 기계 셔터 사용시의 차이가 상당히 적지만 그래도 차이가 보입니다. 1/2초에선 차이가 조금 더 두드러져 보이고 1/8초에선 확실한 차이가 있고 1/10초에서는 더욱 분명한 차이가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취약 구간 셔터속도에선 전자 셔터를 사용하던지 전자 선막을 사용하는게 최선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튼튼한 지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따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전 테스트를 기준으로 보자면 대략 1초~1/200초 범위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외부적 진동 발생은 튼튼한 삼각대로 방지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발생하는 진동은 내부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삼각대 선택에 완벽한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용도에 맞춰 선택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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